블록체인 데이터를 구글처럼 검색할 수 있게 만드는 The Graph라는 서비스가 있어요. 최근 이 서비스의 서브그래프가 6,000개를 넘어서면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왜 갑자기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기술적인 관점에서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블록체인 데이터를 찾기 어려웠던 문제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지만, 정작 필요한 데이터를 찾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마치 도서관에 책은 가득한데 목록이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에요.
예를 들어 이더리움에서 특정 NFT의 거래 내역을 찾으려면, 수백만 개의 블록을 하나씩 뒤져야 해요. 이 과정은 보통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리고, 서버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어요.
The Graph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예요. 블록체인 데이터를 미리 정리해두고 인덱싱해서, 개발자들이 몇 초 만에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거예요. 서브그래프는 이런 데이터 정리 방식을 정의한 일종의 레시피라고 생각하면 돼요.
최근 서브그래프가 급증한 기술적 이유
2025년 6월 The Graph의 선라이즈(Sunrise) 이니셔티브가 완료되면서 6,000개 이상의 서브그래프가 완전히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로 이전했어요. 이전에는 호스팅 서비스라는 중앙화된 시스템에서 운영됐던 서브그래프들이 이제는 100개 이상의 독립적인 인덱서들이 관리하는 분산 네트워크에서 돌아가게 된 거예요.
기술적으로 보면, 이 변화가 서브그래프 급증의 핵심 동력이에요. 마치 하나의 큰 서버실에서 관리하던 데이터베이스를 전 세계 곳곳에 흩어진 수많은 서버로 분산시킨 것과 같은 개념이에요.
온체인 데이터 인덱싱 수요가 늘어난 진짜 배경
2025년 1분기에 The Graph는 역대 최고인 61억 4천만 건의 쿼리를 처리했고, 2분기에는 64억 9천만 건으로 더 늘어났어요. 이런 폭발적인 증가는 몇 가지 핵심 기술 변화에서 비롯됐어요.
첫째,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다양해졌어요. 이제 The Graph는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Arbitrum, Avalanche, Base, Polygon, Scroll 등 40개 이상의 블록체인을 지원해요. 각 블록체인마다 고유한 데이터 구조가 있는데, 이걸 통합해서 쿼리할 수 있게 된 거죠.
둘째, DeFi와 NFT 시장의 성장이 데이터 수요를 견인했어요. 유니스왑 같은 거래소는 매 거래마다 가격, 유동성, 거래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야 해요. 이런 데이터를 직접 블록체인에서 가져오면 몇 초에서 몇 분이 걸리지만, 서브그래프를 통하면 밀리초 단위로 처리할 수 있어요.
셋째, AI 에이전트와 자동화 봇의 등장이에요. 이들은 24시간 블록체인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야 하는데, 서브그래프 없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작업이에요.
GRT 토큰 경제의 기술적 작동 방식
GRT 토큰은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니라 The Graph 네트워크의 연료 같은 존재예요. 인덱서가 서브그래프를 운영하려면 최소 10만 GRT(약 8,000달러)를 예치해야 해요. 이건 일종의 보증금 역할을 해요.
2025년 1분기에 인덱싱 보상으로 7,790만 GRT가 분배됐어요. 이 보상은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분배돼요:
- 인덱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실제 작업 수행
- 큐레이터: 유용한 서브그래프를 선별하고 신호를 보내는 역할
- 위임자: GRT를 스테이킹해서 네트워크 보안에 기여
특히 흥미로운 건, 서브스트림(Substreams)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스트리밍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가능해졌다는 점이에요. 이건 마치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처럼 블록체인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에요.
데이터 소유권과 개인정보 처리의 규제 이슈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특성이 있어요. 그런데 GDPR 같은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 삭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죠. 블록체인의 불변성과 개인정보 보호법의 삭제 권리가 충돌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어떤 사용자가 자신의 거래 기록 삭제를 요청했다고 해봐요. 하지만 블록체인에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절대 삭제할 수 없어요. 이게 바로 규제의 핵심 딜레마예요.
또한 서브그래프가 수집한 데이터의 소유권도 모호해요. 블록체인 원본 데이터는 공개돼 있지만, 그걸 가공해서 만든 인덱싱 데이터는 누구의 것일까요? 이런 법적 공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어요.
AI와 Web3 결합이 가져올 법적 리스크
AI가 블록체인 데이터를 학습하고 활용할 때 생기는 문제도 있어요. AI가 잘못된 투자 조언을 하거나, 개인정보가 포함된 온체인 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사용했을 때 책임은 누가 질까요?
예를 들어, AI 트레이딩 봇이 The Graph 데이터를 기반으로 거래했다가 손실이 발생했다면, 그 책임은 AI 개발자에게 있을까요, 데이터 제공자에게 있을까요, 아니면 사용자 본인에게 있을까요? 현재 법체계로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워요.
차세대 애널리틱스 인프라로의 성장 가능성
The Graph 네트워크의 쿼리 볼륨이 2025년 2분기 115억 건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1배 성장했어요. 이런 성장세는 단순한 양적 증가가 아니라 질적 변화를 의미해요.
미래의 Web3 데이터 시장은 세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거예요:
첫째, 실시간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져요. 지금은 블록 확인 후 데이터를 처리하지만, 앞으로는 트랜잭션이 발생하는 순간 즉시 분석이 가능해질 거예요.
둘째, 크로스체인 데이터 통합이 일반화돼요. 서로 다른 블록체인의 데이터를 하나의 쿼리로 조회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마치 여러 나라의 주식시장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보는 것처럼요.
셋째, AI와의 융합으로 예측 분석이 고도화돼요. 과거 온체인 데이터 패턴을 학습한 AI가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시대가 올 거예요.
The Graph의 서브그래프 급증은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가 근본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예요. 탈중앙화 완성, 다중 체인 지원, AI 융합이라는 세 가지 기술적 혁신이 만나면서 새로운 데이터 경제가 열리고 있는 거죠.
물론 규제와 법적 이슈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머지않아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결국 The Graph는 블록체인 세계의 구글이 되어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GRT 토큰의 가치와 역할도 계속 진화할 전망이에요.
Disclaimer: 본 글은 블록체인 및 분산원장 기술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투자, 매수, 매도를 포함한 어떠한 금융적 의사결정에 대한 권유나 조언이 아니며, 글의 내용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 법적·재정적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는 본인의 책임하에 신중히 판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