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각 노드는 서로에게 "나는 이 정도 수수료 이하는 안 받을게요"라고 알려주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이 신호가 바로 feefilter인데요, 이걸 분석하면 지금 네트워크가 얼마나 바쁜지, 수수료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요. 마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각 차선별로 최소 통행료를 정해놓는 것처럼, 비트코인 네트워크도 각 노드가 자기만의 수수료 기준을 갖고 있거든요.
BIP133이 만들어낸 수수료 필터링 시스템
2016년부터 도입된 BIP133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어요. 이전에는 모든 거래가 무조건 네트워크 전체로 퍼져나갔는데, 이제는 각 노드가 "최소 이만큼은 수수료를 내야 내가 처리해줄게"라고 사전에 알려주는 시스템이 생긴 거예요.
feefilter 메시지는 satoshis per virtual byte(sat/vB) 단위로 표현되는데요, 이건 거래 데이터 1바이트당 몇 사토시를 내야 하는지를 뜻해요.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단위로, 1비트코인의 1억분의 1이에요. 예를 들어 노드가 1 sat/vB를 feefilter 값으로 설정했다면, 200바이트 크기의 거래는 최소 200사토시의 수수료를 내야 그 노드가 전파해준다는 뜻이에요.
각 노드는 자신의 메모리 상태, 네트워크 대역폭, 처리 능력에 따라 이 값을 조절해요. 네트워크가 혼잡하면 높은 값을 설정하고, 한산하면 낮은 값을 유지하는 식으로요.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저수수료 거래가 네트워크를 떠돌아다니는 걸 막을 수 있어요.
현재 네트워크의 feefilter 분포 현황
2025년 9월 기준으로 약 3만 개의 풀노드를 조사한 결과,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났어요. 대부분 노드는 여전히 구버전 기본값인 1 sat/vB를 사용하고 있고, 약 4%만이 최신 Bitcoin Core 30.0의 기본값인 0.1 sat/vB를 적용하고 있어요.
특히 눈에 띄는 건 극단적인 값을 가진 노드들이에요:
- 10,000 sat/vB 이상의 매우 높은 값: 블록체인 동기화 중이거나 시스템 리소스가 부족한 노드
- 0 sat/vB: 모든 거래를 받아들이는 관대한 노드
- 응답 없음(약 8%): 네트워크 문제나 구버전 사용 의심 노드
이런 분포를 보면 네트워크의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어요. 평균 feefilter 값이 올라가면 네트워크가 혼잡하다는 신호고, 내려가면 거래가 원활하게 처리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mempool 데이터와 결합한 유동성 분석법
feefilter만으로는 완전한 그림을 볼 수 없어요. 그래서 mempool(대기 중인 거래 풀) 데이터와 함께 봐야 해요. mempool은 아직 블록에 포함되지 않은 거래들이 대기하는 곳인데, 여기서 실제 수수료 경쟁이 벌어지거든요.
예를 들어 mempool에 쌓인 거래들의 평균 수수료가 5 sat/vB인데, 대부분 노드의 feefilter가 1 sat/vB라면 네트워크가 적당히 바쁜 상태예요. 하지만 만약 노드들의 feefilter가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한다면, 곧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질 거라는 조기 경보 신호로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서 수수료 급등 시점을 예측하고 거래 타이밍을 조절한다고 해요. mempool 크기가 커지는데 feefilter 값도 함께 상승하면, 앞으로 몇 시간 내에 수수료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거든요.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네트워크 압력 예측하기
feefilter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면 네트워크의 수수료 압력을 미리 예측할 수 있어요. Python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노드들과 직접 연결해서 feefilter 메시지를 받아오는 방법도 있고, mempool.space 같은 서비스의 API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수집한 데이터를 시간대별로 정리하면 패턴이 보이기 시작해요. 평일 업무 시간대에는 feefilter 값이 올라가고, 주말에는 내려가는 식의 주기적 변동이 있거든요. 또 대규모 거래소에서 출금이 몰리는 시간대나, NFT 프로젝트 런칭 같은 이벤트가 있을 때도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요.
머신러닝 모델에 이런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더 정교한 예측이 가능해요. feefilter 추이, mempool 크기, 블록 생성 속도, 과거 수수료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앞으로 2시간 후 수수료가 30% 오를 확률이 높다" 같은 예측을 내놓을 수 있거든요.
Bitcoin Core 최신 버전의 변화와 영향
2025년 9월에 출시된 Bitcoin Core 29.1 버전에서는 기본 최소 릴레이 수수료를 1 sat/vB에서 0.1 sat/vB로 90% 낮췄어요. 이건 단순한 숫자 변경이 아니라 네트워크 철학의 변화를 담고 있어요.
이전에는 너무 낮은 수수료 거래가 네트워크를 막히게 할까 봐 어느 정도 문턱을 높게 잡았는데,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저렴하게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거예요. 마치 고속도로 통행료를 낮춰서 더 많은 차량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예요.
하지만 모든 노드가 즉시 업데이트하는 건 아니에요. 아직도 96%의 노드는 구버전을 사용하고 있어서, 네트워크 전체가 이 혜택을 누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요. 이런 점진적인 변화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feefilter는 단순한 기술적 메커니즘이 아니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체온계 같은 존재예요. 이 값들의 변화를 읽어내면 언제 거래를 보내는 게 유리한지, 네트워크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할 수 있어요. 특히 자주 비트코인 거래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서 수수료를 절약하는 전략을 짤 수 있을 거예요.